네이버 독점 현상에 대해서

마루 1 12,772 2007.12.11 22:28
인터넷이든 일반 사회든 간에 한 기업이 특정 분야에서 독점으로 흐르는 현상은 매우 자연스럽게 발생을 하고 있습니다. 바라바시라는 사람이 쓴 Link라는 책에서 아예 이 현상을 수학적으로 증명을 했습니다.  (이번에 쓰고 있는 제 학위 논문이 이것과 연관이 있습니다.)

다시말해서, 어떤 사회 현상 혹은 자연 현상이든 간에 특정한 위치/대상으로 집중이 되는 현상이 나타나는데 그 형태가 멱함수의 형태를 띈다는 겁니다. 쉽게 설명하면 극소수 1%의 구성원이 나머지 99%의 부를 차지하고 있고 99%의 구성원이 전체 부의 1%만 차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처음에 저러한 분석을 시도한 것은 사회학쪽이었고 그 다음으로 인터넷 사이트에 대해서 분석을 했었습니다. 바라바시는 한국인 물리학자와 함께 1990년대 후반, 인터넷 사이트들의 트래픽 집중을 조사해봤더니 바로 저러한 현상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저 현상이 비단 인터넷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인간 사회 전반에서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여러분들도 잘 아시겠지만 기업활동을 해도 특정 기업이 커져서 독점적 기업이 되는 그 현상이 바로 저런 것입니다. 대기업이 나타나고 기업 집단(전문 용어로 하면 재벌이지요)이 형성되는게 아주 자연스럽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규제를 통해서 그 현상을 막아야만 할까요. 사실상, 규제를 통해서 막겠다고 하면 그 독점적 현상을 오히려 정부가 더 조장을 해 주는 결과를 낳게 됩니다. 하바드 비즈니스 리뷰 등에서 재미난 연구를 했습니다. 1900년대 미국의 100대 기업에 들었던 회사들이  1940년이면 그 반수도 살아 남지 못했으며 1960년에는 살아 남은 회사의 반도 안된다고 하며 1980년에는 그 수가 더 줄었다고 합니다. 초기에 독점적위치를 유지했던 기업이라도 경쟁이 치열해지고 또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스스로 몰락했다고나 할까요. IBM을 예로 들어보시면 됩니다. 1970년대부터 1980년대 후반까지 IBM은 그야말로 IT기업의 공룡이었습니다. 그런데 기업 시장뿐만 아니라 개인용 PC 시장까지도 석권해 보겠다는 독점적 욕심을 가지고 PS/2 시리즈를 출시했지만 시장에서 혹독하게 실패하고 결국은 2004년 PC 및 노트북 사업 전부를 레노보에 팔고야 말았습니다. 기업 시장은 또 어떻습니까. 초기에는 IBM이 독점적 지위를 누렸지만 지금은 그렇지도 않습니다. Microsoft는요. 지금 여러분들이 보시게 Microsoft가 잘 나가고 비슷하 판매가 좀 부진해도 여전히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실 겁니다. 그런데, 불과 10년 전하고 지금은 시장 형태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즉 팩키지 소프트웨어 판매가 공룡적 형태인 마이크로소프트를 다 먹여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그래서 자구책으로 Xbox도 하고 인공위성도 쏘려고 하고 방송도 사는 등 변신을 하고 있습니다만, 내적으로는 문제가 아주 많습니다. PC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데 드는 비용은 막대한데 매출이 적으면 결국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새 버전 출시도 어렵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경쟁 회사가 나올 것이고(MS의 경쟁회사는 아주 많습니다. 우리나라만 윈도 시리즈에 목매고 있을 뿐입니다. ) 마이크로소프트의 독점은 점차 풀릴 것입니다.

네이버, NHN의 경우도 비슷합니다. 모든 정보가 NHN 아니 네이버에 몰리고 마치 블랙홀처럼 뽑아 먹고 있습니다.  NHN도 덩치를 키우려고 부쩍 사업을 많이 확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독점 현상이 오래갈까요? 무작정 중소기업에 부정적이기만 할까요? 저는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를 제시하거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면, 네이버 역시도 공룡이 된 상태에서 새롭게 변신하지는 못할 겁니다. 만약 제대로 변신한다면 살아 남겠지요. 하지만 변신하지 못하면 네이버 역시도 침몰합니다.
그런데 네이버가 독점적 지위에 있다고 규제를 하자고 한다면 오히려 이는 네이버를 살려두는 셈이 됩니다.

일전에 몇몇 IT기업 CEO들이 네이버와 다음이 우리나라 IT 흐름을 막고 있다 불평한 적이 있습니다. 다른 회사는 몰라도 N모 게임회사의 경우에는 그런 소리 할 자격이 없다고 봅니다. 한창 잘 나가던 시절에 네이버조차도 우습게 알던 회사가 지금 와서 네이버에 주도권 빼앗겼다고 거꾸로 엄한 소리하고 있는 것에 불과합니다. 지네들도 한때는 게임업계쪽에서 독점이었고 게임 이용자나 PC방 업주들한테 함부로 하던 때를 기억한다면, 결코 그런 소리는 나오지 않았을 것입니다.

따라서, 균형 발전은 분배적 차원에서 좋은 내용입니다. 하지만, 경쟁적 사회에서는 균형보다 집중적 상황이 매출이나 발전에 더 도움이 됩니다. 그런 고로, 만약 뉴스 때문에 혹은 검색 때문에 네이버가 잘 나가고 있다면, 그에 걸 맞는 뉴스 혹은 검색 서비스를 만들어서 네이버에 대들면 이길 수 있을 것입니다. (개발비가 없다는 둥 그런 말씀은 안하셔도 됩니다. 뜻이 있으면 길이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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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최초에 www.i-boss.co.kr 에 썼었습니다. 그러다 ibmmania.com에도 옮겼었구요. 그리고 지금은 여기 올리네요. 가끔 제가 쓴 글 보면 정말 내가 저때 저렇게 잘 썼나 하는 생각이 들때가 많습니다ㅎㅎ

Comments

홍진석 2007.12.12 00:00
음.. 미국에서 유일하게 살아 남은 기업이 GE..죠 아마..;
헌다 뭐 역시.. -0-; 음.. 암튼 몇몇 업체를 보면 '저러다 망할 것 같은데..;;' 란 느낌이 드는 회사가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 인 것 같습니다. 음..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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